2016년 신년을 맞아 집에서 홍게, 소고기, 과메기로 신년회 파티를 했어요. 원래는 대게, 홍게, 과메기 조합이었는데, 주문한 곳에서 대게 조업을 못했다면서 홍게만 보내주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대게는 소고기로 교체가 되었죠. 주문은 포항에 있는 포항**수산~
요즘 홍게시세는 중간크기로 인터넷 기준 6마리 5만원 정도 보시면 될 거 같더군요. 대게보다 많이 싼 편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먹어보니 단맛이 나는게 대게랑 별 차이가 없었더군요. 홍게가 이렇게 맛있으면 홍게만 주문할 걸 그랬어라는 말들이 나오기도 했었죠. 홍게가격 착해요~
짜잔~ 오늘의 상차림, 5명이서 먹을 거라 큰 상을 준비했구요. 홍게를 찌는 동안 과메기로 시작해서 등심도 구워 먹었답니다.
차돌박이의 당당한 모습, 이날 우리가 구워 먹은 부위는 차돌박이와 등심, 그외 모듬세트였는데요. 오랜만에 등심을 먹으니 입에 그냥 녹아버리더라구요.
술 안주에 그만인 구룡포과메기, 살짝 비리지만 익숙해지면 이만한 게 없죠. 이번 겨울에 처음 맛보는 과메기라 그런지 더 맛있더군요. 완전손질로 10마리에 1.3천원인가 그랬어요. 과메기 먹는 법은 배추에 김과 물미역, 과메기를 올리고, 쪽파와 마늘, 고추에 싸서 먹으면 됩니다. 이날의 과메기는 정말 비린맛이 거의 없고 단백하더라구요. 포항에서 바로 올라와서 그런가 봐요. 과메기재료는 여기에서 몇개 빠져도 괜찮답니다. 그냥 배추나 상추에 싸먹어도 맛있어요.
본래 의도와는 조금 다르게 주인공이 된 홍게, 몸통크기로 9~10cm 크기라서 작을 줄 알았는데, 6마리 중 4마리는 보통, 2마리는 큰 편이더군요. 역시 게는 커야 살도 많고 제맛인 듯!
홍게 찌는 방법은 대게랑 같은데요. 먼저 살아있는 게는 찬물에 담겨서 죽은 후에 찜통에 넣기 전에 가위로 입부분을 자른 후 입을 아래로 해서 짠물을 빼주면 기본 손질이 끝나구요. 게에 불순물이 많이 붙어 있는 경우 솔로 제거해 주면 되는데, 이번 홍게는 너무 깨끗해서 그냥 요리를 했어요.
찜통에 물을 적당히 붓고, 찜기를 넣은 후 위에 홍게를 등이 아래로 가도록 쌓아주면 되는데요. 물이 팔팔 끓어서 김이 날 때 넣어주면 됩니다. 이 때 소주를 한컵 정도 넣어주면 비린내 제거에 조금 도움이 되죠. 찌는 시간은 크기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20~25분 찌고 불을 끈 후 10분 정도 뜸을 들이면서 식혀주면 됩니다. 아주 쉽죠.
단백한 맛이 일품인 게딱지의 게장입니다. 여기에 맛을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죠. 게장에 밥과 참기름을 넣어서 비빔밥으로 먹으면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없어요.
큼직한 크기와 튼실한 다리를 자랑하는 홍게, 지금까지 주로 대게를 먹었는데, 이날 먹은 홍게는 알도 많이 차 있고, 맛도 달콤해서 대게 못지 않더군요. 1월 초라 아직 살이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적당한 거 같네요.
대게살이 괜찮죠. 지금 글을 쓰면서 보고 있으니 먹고 싶은 욕망이 마구마구 샘솟고 있어요. 살이 꽉찬다는 2월, 설이 끝나고 나서 큰 놈으로 한번 더 시켜 먹을까 하고 고민 중입니다.
신년회 하면서 달콤한 홍게도 먹고, 좋아하는 과메기에 부드러운 비프까지.. 5명이서 20만원도 안되는 예산으로 정말 알차고 맛있게 먹었어요. 이번 신년회를 통해 홍게도 맛있다는 걸 깨달게 되었네요.